이민호에겐 확실히 스타라고 할만한 아우라가 넘친다. 늘씬한 키에 조각같은 얼굴. 마네킹이 살아 움직인다는 상투적인 표현도 그에겐 과장이 아니다. 직업적 특수성 덕분에 웬만한 미모 앞에선 눈 하나도 깜짝하지 않는 나로서도 그 앞에선 넋을 잃을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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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고민은 스스로를 잠식할 정도로 극심한 불안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태로 빠지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긴장이랄까. 말로는 걱정이라고 둘러대면서 얼굴에는 천역덕스럽게도 여유가 흘러 넘쳤다. 심지어 인터뷰가 끝나면 김범과 함께 스키장에 놀러갈 계획이라며 소풍을 앞둔 학생 같은 표정까지 지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환하게 웃었다. 큼지막한 입을 쩍 벌리고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며 미소를 짓는데, 줄리아 로버츠의 시원한 웃음을 보는 듯 했다. 단지 웃는 것 하나만으로 그를 둘러싼 공기의 밀도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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